리뷰 / / 2022. 8. 18. 20:09

도시로 보는 유럽사 서평 - 책으로 미리 여행을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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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보는 유럽사 - 다큐에서도 접할 수 없었던 생소한 지역을 만나다

역사라는 학문은 필수 교육과목이다. 우리는 한번쯤은 유럽배낭여행을 꿈꾸곤 한다. 대학교 때나 직장을 잠시 그만두고 휴식기간을 가질 때나 배낭 하나 짊어지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유튜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둥지언니라는 인기 유튜버도 얼마 전부터 국내에서 떠돌이 월세살이 콘텐츠를 기획하더니 이제는 유럽으로 떠나서 유럽일주를 하며 일상을 시청자들과 나누고 있다. 이런 여행 유튜버들을 이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유럽과 세계를 여행하는 것은 많은 이들의 로망인 것을 이용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해외여행은 직접 그 나라로 여행을 떠나서 그 나라의 유적을 볼 수 있고, 영화의 한 장면으로 나오기도 하며, 걸어서 세계 속으로와 같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접할 수 있다. <도시로 보는 유럽사>에서는 그동안 다큐멘터리에서 조차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생소한 도시들을 책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유럽여행으로 가기 힘든 지역을 책으로 접할 수 있다.

 

책을 연도별이 아닌 도시별로 구분해서 참신하다

보통의 역사책은 기원전 몇 년 이런 식으로 연도별로 구성을 하는데, 이 책은 시기별로 구분한 것이 아니라 도시별로 구분한 것이 참신하다. 그렇다고 하여 여행가이드 같은 책은 아니고 각각 그 도시에 대한 역사 기행문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보통 여행을 하면 짧은 시일 내에 많은 곳을 둘러보려고 한 장소에 대해서 깊이 알기는 어려운데 저자는 한 장소에 10일 정도 여유 있게 머무르면서 그 장소를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역사를 반추하고 향기를 깊이 느끼려는 여행방식인 것이다. 이 책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유적지를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려고 하려는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큰 문명은 도시에서 일어나고 대체로 큰 도시들은 큰 강을 끼고 있다. 큰 강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상업이 발달하고 경제, 정치, 문화가 발달하기 마련이다. 한강을 끼고 있는 한국의 서울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도시라는 관점에서 이해한다는 것은 유용하다.

 

그리스

그리스라고 하면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리스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을까? 친근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학창시절에 그리스 문명에 대해서 배웠기 때문이고, 로마신화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학소설과 창작물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철학시간에 무엇을 배우는가? 서양철학을 배우는 이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과 같은 고대 그리스철학을 먼저 배우게 된다. 학창 시절에 도덕시간이나 윤리시간에 귀가 닳도록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 고대 그리스는 아주 친숙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 문학, 예술은 현대 서구문명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화이트 헤드현대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일 뿐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현대 서구 철학과 문명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인지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과학, 철학, 예술에 대한 높은 자부심으로 관광사업으로 많은 수익을 얻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된 간판 하나 쉽게 볼 수 없다. 그만큼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문명이 로마 문명으로 발전하여 이것이 서구 문명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는 관광객들한테 불친절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저자에게 오히려 장점이 되어서 아테네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역사는 진보하고 발전하는 것일까? 이것에 대해서 그리스 문화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원전 4~5세기 그리스 문화만 봐도 역사가 쉽게 진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원전 4~5세기의 수준을 뛰어넘는 역사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심지어 로마의 문화도 그리스 문화의 모방이다. 역사와 문화가 진보한다는 이론이 그리스 문화를 보면 얼마나 허황되었는지 알 수 있다.

 

로마

로마를 떠올리면 오드리헵번이 나오는 영화가 문뜩 생각난다. 로마의 휴일이라고 영화제목에 있기 때문에 쉽게 연상이 된다. 로마는 이 영화가 뜨고 난 뒤에 더욱 관광지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로마는 최초의 제국이다.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보았던 콜로세움, 수도교, 트레비 분수, 개선문 등 상징적인 건축물이 있다. 1,500년 전 로마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로마는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심지어 범죄좌와 노예들까지 끌어들여서 군인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점차적으로 주변을 점령해나가면서 세력을 키웠다. 오랜 싸움 끝에 로마는 대제국이 되었다. 전성기 로마의 중심은 콜로세움 경기장이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진 까닭이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경기뿐만 아니라 처형도 진행이 되었다. 로마의 정치체계는 3번 바뀌었는데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뀌고 평민의 영향력이 커졌다. 로마에서는 평민의 요구와 권리를 대변하여 귀족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당시 평민의 권리를 문자로 표시했다. 처음에는 12표법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귀족에게 유리했으나 이후에 리키니우스법과 호르텐시우스법을 통해서 평민들의 법을 더욱더 정확하게 표시했다.

 

 

로마는 고대 국가이지만 현대 국가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연맹국과 주변 속국까지 로마의 시민권을 원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로마의 시민권을 가지면 고문당하지 않을 권리와 재판받을 권리가 있었다. 시민권이 없으면 이방인 취급을 받거나 함부로 취급을 당했기 때문에 시민권을 당연히 원했을 것이다. 로마에서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공화정 당시 교육은 가정 중심이었다.

 

로마인들은 물을 중요시해서 먼 곳에서 물을 끌어다 쓸 수 있게 수도교를 건설을 했다. 로마인들은 도로공사에도 정통했었는데 무려 30~40km의 도로를 놓았다. 이 도로를 이용하여 멀리서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고 문화와 종교가 전파될 수 있었다. 하지만 도로에서 오는 이러한 풍요로운 자원의 공급과 달리 평민의 삶은 빈부격차로 인해서 열악했다. 그래서 복지정책을 펴게 되는데 빵을 무료로 나눠주고 콜로세움 경기장의 입장권까지 무료로 제공했다. 시민의 절반이 빵을 무료로 공급받고 나라의 재정이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복지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나라의 경제상황은 악화가 되었고 결국 몰락한다. 시민들에게 무작정 나눠주는 것도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런던

유럽여행하면 영국을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아마도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더욱 영국에 대한 갈망이 있을 것이다. 영국하면 런던이라는 도시가 떠오른다.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불린다. 근대 국가의 기틀이 된 민주주의부터 시장경제 등의 발전을 이뤄낸 영국의 중심에는 런던이라는 도시가 있다.

 

런던은 18세기 이전에는 이렇다 할 상징이 없었지만 산업혁명을 이뤄내고 대도시의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농업에서 산업으로 바뀌면서 도시의 모습으로 두각을 나타내었다. 19세기 초에 런던인구는 100만 명이 되고 런던증권거래소가 생겨나게 되었다. 인구수가 늘어난 주요배경은 정치적 안정이다.

 

 

양원제인 영국 의회로 된 배경에는 세 가지 사건이 있다. 첫 번째는 마그나 카르타 사건, 두 번째는 명예혁명, 세 번째는 권리 장전이다. 19세기 중반에 런던에는 도시문제가 점점 심각해져 새 하수도망을 건설하여 현대적 도시의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00년에는 600만 명의 대도시가 되었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지하철을 운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편리한 지하철이 영국이 시초였다. 영국이 한국보다 약 반세기 정도는 발전이 빠르게 일어난 게 아닌가 생각이 된다. 20세기에 도시발전의 모범적인 사례가 영국이다. 영국에 한번 방문해서 서양의 도시발전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영국의 런던을 경험해보고 싶다.

 

프라이부르크

이 도시는 가장 유럽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독일의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른바 생태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탈핵을 하는 국가인 독일답게 태양광 발전 등 여러 생태학적이고 친환경적인 자원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독일은 녹색당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서 이런 생태도시가 조성된 것 같기도 한데 독일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도 한 몫 했다고 생각이 된다. 프라이부르크는 가장 마지막 장에 소개가 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다. 도심으로 유입되는 차량까지 통제하고 모든 건물은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인상이 남았다. 대한민국에도 시범적으로 이런 도시가 생기는 것이 시급하다. 그런 도시에 가면 마치 다른 나라에 가 있는 느낌이 들 것만 같고, 환경을 사랑하는 지성인들이 살고 싶어 할 것이다. 도시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어야 한다. 무작정 편리함과 빠른 것만 추구해서 환경을 파괴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물어야 할 대목이다.

 

 

친환경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역사책이지만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를 소개하면서 우리에게 생태학적인 관점으로 생각해볼만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친환경으로 가려면 우선은 전기를 적게 써야 하고 가스나 휘발유, 경유 같은 에너지원의 이용도 최소한으로 해야 하고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된다. 이 도시를 통해서 친환경적인 도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다. 전기를 많이 공급받기 위해서는 원전을 대량으로 건설하면 되겠지만 친환경으로 가려면 태양광발전을 지붕에 설치하는 것처럼 전력공급을 자급자족할 수 있어야 하고 전기를 절약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 자전거를 이용하든지 가까운 거리는 도보를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여행방식이 인상이 깊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럽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저자가 유럽에 머물면서 현지 친구들과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인상이 깊었고 그 부분이 가장 부러운 부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유럽사에 대해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은 책이 쉽게 느껴지겠지만 처음 유럽사를 접하는 사람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전문서적의 분위기는 아니다. 쉽고 잘 읽히는 부류의 책이다. 저자는 역사가로서 독일에 유학을 하면서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했다. 저자는 유학시절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저자가 여행하는 방식은 좀 독특해서 일반 독자들이 참고할만하다. 일반 사람들은 그저 목적지를 정하고 많은 곳을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데, 저자는 여행을 가기 전에 그 나라의 도시와 역사에 대해서 자세히 공부한다. 사전답사를 공부로 하는 것이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유서가 서려 있는 건축물에 대해서 연구하거나 예술작품에 대해서 미리 공부하는 식이다. 방문 예정지의 현지 음식이나 그 곳의 일상생활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현지의 뉴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다. 이렇게 충분히 준비를 마치고 나면 그 지역에 방문하여 여러 곳을 방문하기보다는 한 지역에서 한 10일 동안 머물면서 자세히 살피는 것이 저자가 여행하는 방식이다.

 

인간의 문명은 고대부터 도시 위주로 발달을 해왔다. 역사의 중심은 언제나 도시였다. 정치, 경제, 예술, 문화, 학문의 중심인 도시는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그래서 역사가인 저자는 도시를 공부하고 기록하여서 책에 담아내었다. 이 책에는 18개의 도시는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을 주도한 도시다. 이 책에서는 도시를 소개하지만 도시를 이해하면 세계사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세계사에서 중요한 대목은 상세하게 소개를 한다. 예를 들면 아테네를 여행할 때면 고대 도시 아테네를 위주로 설명을 상세하게 한다. 저자의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유럽의 도시에서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세계사에 대한 안목이 높아지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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