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 / 2022. 10. 28. 11:22

스님은 결혼해도 될까? 비구승 vs 대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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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결혼을 해도 될까요? 오늘은 스님의 결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전에 무릎팍도사에서 이선희가 나의 아버지는 대처승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대처승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대처승은 일본 불교에서 발달하였는데 스님도 아내와 자식을 둘 수 있고, 집안의 대를 이어 승려가 되는 구조입니다.


일본 불교는 대처승 종단

잠깐만! 일본 불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은 신토와 불교가 굉장히 발달한 나라인데요.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기독교가 발달하지 못하였습니다. 유일신만 강조하는 기독교가 일본인들의 정서에 맞지 않았고, 지금도 일본에서는 기독교가 1% 정도뿐이 되지 않습니다. 일본은 불교가 신앙보다는 하나의 전통과 문화로 자리 잡은 성격이 강해서 장례와 제사문화가 발달해 있습니다. 누군가 돌아가시면 절에 모시고 제사를 지내주는 것이 관례이자 전통이라 계속 대를 이어서 승려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일본에서의 승려는 엘리트 계급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불교 경전에 대처승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님이라는 말은 승(僧)에서 파생된 말인데요. 승의 의미는 경전에서 보자면 사미승, 비구승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사미승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승려를 일컫고 비구는 성인이 된 승려를 말합니다. 비구승의 조건은 첫째로 독신이어야 하고 결혼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게 부처님 당시 조건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처승은 스님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비구승은 아닌 것입니다. 경전에 보면 대처승이라는 없지요. 따라서 대처승은 새로 파생된 종단이며 새로운 종교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마치 기독교에서 독신을 고수하는 가톨릭 신부가 있는데 거기에서 개신교가 따로 분리된 것처럼, 대처승 종단도 개신교처럼 새로운 종교, 새로운 종파가 생긴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요. 기독교에 신부님과 목사님 이렇게 호칭이 분리되는 데에 반해서 불교는 대처승, 비구승을 통틀어서 스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비구스님, 대처스님 이렇게 부르는 사람은 없지요.

이렇게 불법을 제대로 인식을 못하고 모든 스님은 결혼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던 만해 한용운이라는 한국 스님이 있었습니다. 참 큰일 날 일이죠. 지금은 조계종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킬만한 사건이 있었긴 하지만 비구승 체제를 유지한 것은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니까 모든 스님이 대처승이 되야 된다는 주장은 뭐냐면 기독교에 비유를 한다면 신부님은 사라지고 모두 결혼을 하고 목사가 돼야 된다는 주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이해가 쉽지요?

출가라는 표현은 결혼하는 종단에서는 쓰면 맞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출가라는 표현은 대처승이나 원불교에서 사용하면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집이라는 것에는 처와 자식, 그리고 재물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원초적으로 보면 처를 두고 자식을 두고 성행위를 하기 위해서 집을 짓고 사는 겁니다. 그래서 초기경전에 보면 출가수행자는 집을 떠나 나무 밑에서 밑에서 수행한다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집이라는 의미가 처와 자식, 그리고 소유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출가자는 그런 소유를 떠나 숲에 나무 밑에서 수행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출가를 해서 계를 받고 오면 은사스님에게 이런 말을 듣습니다. '네가 이제 출가 장부가 되었구나!' 이런 표현은 대처승이나 다른 원불교 같은 종단에는 맞지 않는 표현인 것이지요. 이런 종단은 결혼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수행하려면 꼭 출가를 해야 할까?

그렇다면 반드시 꼭 출가를 해야만 스님과 같이 어떤 수행의 경지를 이룰 수 있을까요? 반드시 출가를 꼭 해야만 성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몸은 재가에 있더라도 출가한 스님과 같이 계율을 똑같이 하면 스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 좋은 예로 유마거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많은 분들이 이것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출가해서 머리 깎고 가사를 걸쳤다고 해서 스님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스님의 계를 지켜야 스님이고 재가자일지라도 스님과 계를 똑같이 하면 스님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심출가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몸은 삭발을 하고 가사를 걸치고 스님 행색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늘 속세에 있어 여색을 탐하고 재물에 대한 욕심이 그대로라면 이것은 몸출가라고 합니다. 스님은 시주의 은혜를 입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수행으로 갚지 못하면 그 빚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계율을 잘 지켜낼 자신이 없으면 그냥 재가자로서 사는 게 나을 수도 있으니 출가에 생각이 있다면 심사숙고해봐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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