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스님을 꼽아보라면 법정스님이 빠지질 않습니다. 시집과 명상에세이로 대중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법정스님 때문에 불교에 귀의한 불자들도 꽤 많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세이로는 무소유, 산에는 꽃이 피네로 유명하고 대표 번역서로는 법구경과 숫타니파타가 있습니다.
법정스님 인세에 대한 일화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법정스님은 본인의 인세까지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부를 할 정도였는데요. 법정스님은 출판사에 인세를 빨리 지급하라고 재촉을 하기도 했는데요. 스님이 무슨 돈을 밝히냐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학생들의 등록금을 제때에 후원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인세에 관한 일화는 혜민스님의 발언입니다. 혜민스님은 법정스님이 무소유가 가능했던 것은 인세 때문이었다고 발언하면서 네티즌들의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시다시피 법정스님의 인세는 학생들의 장학금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철저한 무소유로 법정스님의 본인의 병원비조차 없었기 때문에 말년에 병원비도 삼성의 홍라희 여사가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혜민스님이 인세를 말하면서 법정스님을 거론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법정스님의 말씀 중에서 함부로 인연 맺지 마라는 말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명언을 남기셨지만 인연 맺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네요.
함부로 인연 맺지 마라 - 법정스님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 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 한다.
(해설)
세상에는 스쳐가는 인연이 참 많습니다. 그냥 보내줘야 될 인연인 줄 모르고 깊게 인연을 맺으면 서로 인생을 낭비하게 됩니다. 그 당시에는 좋은 인연이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니 좋은 인연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인연으로 남겨두었어야 될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스쳐지나 보내야 될 사람과 인연을 깊게 맺은 경우를 악연이라고 합니다. 악연도 인연이라서 언젠가 만나게 되긴 하겠지만 부처님이 데와닷따를 피하듯이 피하는 게 상책인 듯합니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 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고 고통받아야 한다.
(해설)
좋은 인연을 알아보는 안목은 무엇일까요? 자영업을 하는 어떤 점주가 좋은 인연만 나에게 오라고 발원을 하더군요. 누구나 귀인을 만나고 싶고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겠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쁜 인연을 만나지 않는 것입니다. 나쁜 인연을 잘 피해가야 인생이 큰 굴곡 없이 무난하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생이라는 것이 지혜가 짧지요. 그 당시에는 누구나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인연을 맺기도 하고, 만남 초창기에는 상대방이 자신을 과대 포장해서 부풀리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을 하기 쉽습니다. 사탕발린 '말로 행복하게 해 주겠다. 나만 믿으면 사업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 이렇게 말하기도 하지만 과연 진면목을 알아보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어설픈 인연에 발목이 잡혀 있으면 정말로 좋은 인연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기회비용이라고 하지요?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는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나쁜 것을 선택하면 좋을 것을 놓치게 됩니다.
옷깃을 한번 스치는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으려고 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다. 인간적인 필요에서 접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의 몇몇 사람들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놓으면 좋은 삶을 마련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해설)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자신의 에너지를 좋은 인연에게 쏟아부어야 합니다. 어설픈 인연에 에너지를 쏟아부으면 정작 중요한 일과 좋은 인연에 쏟아부어야 될 에너지를 쏟지 못하고 인생을 낭비하게 됩니다.
진실은 진실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 일로 결실을 맺는다. 우리는 인연을 맺음으로써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도 당하는데 대부분의 피해는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해설)
연인 관계라면 데이트 폭력을 당하거나 이별로 보복을 당하거나 재산의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직장이나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엮이지 말아야 할 소송관계에 휘말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잘못 인연 맺은 대가로 큰 피해를 당하기도 하는데요. 한번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지만 또 비슷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친근함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나는 절대로 술 먹는 사람과는 결혼하기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술을 좋은 하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알코올이 친밀해서라고 합니다. 좋은 인연을 알아보는 안목도 세상을 사는 데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악연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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