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강의/출가 / / 2022. 11. 26. 20:21

출가에 대한 환상은 금물 | 스님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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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에 대한 끊이지 않는 관심은 출가에 대한 관심입니다. 출가를 한 번쯤 생각하시는 분은 많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분은 아주 극소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주 독실한 불교신자라고 할지라고 출가에 대해서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금생에는 자신과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대다수입니다. 요즘은 시대가 변해서 스님도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해서 스님이 되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처우는 어떤지 진로는 어떻고 심지어 월급까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으며 주지스님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되는지 궁금증이 아주 다양합니다. 오늘은 출가에 대한 많은 궁금증이 있겠지만 출가를 생각하기 전에 한번 이것을 점검해보고 과연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은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출가를 삶에 대한 도피처로 생각하고 충동적으로 나도 출가 한번 해보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은근히 많이 계신데요.


1. 출가를 해도 사회생활의 연장선이다

  출가를 하면 어떤 분들이 수행생활을 잘할까요? 대기업 생활을 하시다가 출가를 하셨거나 공무원 생활 등 직장생활을 하셨거나 단체생활이나 조직생활 경험이 많은 분들이 스님 생활도 적응을 잘하십니다. 스님 생활은 마치 군대생활과 비슷합니다. 서열 사회로 군대와 비슷하게 먼저 출가한 사람이 서열이 위가 됩니다. 나중에 승가고시를 쳐서 3급의 법계를 획득하거나 종단의 주요소임을 맡게 되면 그때는 출가 연도가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기본교육기관에서 생활할 때는 출가 연도가 서열이 됩니다. 출가를 해도 사회생활과 같이 일을 합니다. 나중에 법랍이 쌓여감에 따라서 수행 전문인 수좌가 될 수가 있고, 행정 전문인 사판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판승이 되면 아무래도 행정업무를 많이 보게 됩니다. 처음에 출가하게 되면 행자라는 기간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는 스님도 아닌 일반인도 아닌 상태인데, 사미계를 수지하기 전까지 절에서 혹독하게 주방일, 법당일, 청소, 연등달기, 김장 등 잡다한 일을 하게 됩니다. 옛 어른 스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일이 너무 고돼서 코피를 흘릴 정도였다고 하나 지금은 그렇게 힘들지는 않고, 신체 건강한 누구라면 다 견딜 수 있는 정도입니다. 대부분 행자님들이 중도포기는 이유는 몸이 힘들어서라기보다 행자님들 간에 아상 때문에 의견 충돌로 부딪혀서 스스로 뛰쳐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에 출가 생각이 있다면 행자생활과 기본교육기간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 잘 알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2. 스님이 되면 돈 걱정은 해야 할까?

  스님이 되어도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천주교처럼 중앙집권체제인 경우에 월급은 적지만 돈 걱정은 안 하고 평생 노후보장이 되지만 현재 조계종은 그렇지 않습니다. 학비나 병원비, 품위 유지비 등에 대해서 스스로 마련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 출가해서 기본교육기간을 졸업할 때까지는 은사 스님께서 자신의 상좌에게 학비, 생활비, 통신비, 병원비 등의 기타 모든 지원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비구계를 받고 은사 스님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서 독립을 하면 사찰에서 소임을 맡아서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비유하기를 어떤 유튜브 영상에 보니 목사님이 개인사업자라면 조계종 스님은 프랜차이즈라고 비유하더군요. 사찰에서 소임을 맡지 않고 선방에 다니면서 수행을 전문으로 하는 수좌의 길로 가실 수도 있습니다. 선방에 가면 해제비라고 해서 보시금이 조금 나오는데 소임을 맡았을 때보단 보시금이 적지만 해제 기간에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자신이 마음만 뚜렷하면 돈 걱정은 그렇게 안 하고 무사히 기본교육기관을 졸업할 수 있는데요, 은사 스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트러블이 생긴다면 지원금이 끊겨서 스스로 학비를 마련해야 하는 힘든 길로 갈 수 있으니 은사 스님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시는 것이 앞으로 스님 생활에 이로울 것입니다. 

 

3. 스님의 세계는? 수평문화 vs 수직문화

  스님의 세계는 아주 보수적이고 수평문화보다는 수직문화, 서열문화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군대생활이나 공무원 사회하고 아주 흡사합니다. 군대 생활을 잘했다면 승가에도 아주 적응을 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됩니다. 해병대의 군기 문화를 승가에서 가져왔다고 할 말이 있을 정도이니 그만큼 승가의 규율은 엄격하고 보수적인 면이 많습니다. 스님들의 세계도 정치적인 문제로 대립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대립은 부처님 당시에도 존재했습니다. 승가도 사람 사는 곳이니 대립이나 마찰이 없을 순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처음 출가할 때의 초발심을 잘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출가해서 승가가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데, 그럴 때는 처음 출가할 때의 마음만 잘 간직하게 흔들리지 않고 나의 수행생활을 잘 이어갈 수 있습니다.

 

4. 출가를 해야 깨달을 수 있을까?

  깨달음을 위해서 출가를 꼭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종종 계십니다. 하지만 요즘은 재가수행하기에 워낙 시스템이 잘 되어 있습니다. 스님이 되면 스님으로서의 업무가 있고 나름대로 바쁩니다. 주변에 사찰에 주지스님 활동하는 것을 한번 보시면 지역행사에 참석하고 정치인들도 만나고 여러 가지 행사에 신경 쓸 것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물론 출가를 해서 선방에 다니면 스님으로서 받는 여러 가지 혜택이 많지만 자유롭게 선방에 다니기 까지는 비구계를 수지해야 하고 4~5년의 시간의 소요됩니다. 스님이 되면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계신 재가자들도 많으신데 스님도 스님 나름의 업무가 있어서 바쁘다는 거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오늘 출가에 대한 환상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았는데요. 쓰면 정말 끝이 없을 것 같아요. 재가수행자로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고 정말 수승한 출가수행자의 길을 가고 싶다면 그때 출가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스님의 시주의 은혜가 있기 때문에 출가해서 계율을 잘 지키지 않고 시주 밥만 축낸다면 이것의 과보는 무서운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많은 스님들이 이것을 간과하고 있지요. 몸출가하는 것보다 우선 심출가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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