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의 단점
저번 시간에 출가의 장점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요. 출가의 단점에 대해서도 말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드는 생각이 수승한 수행자의 길을 세속적으로 또는 직업적으로 풀이를 했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번 시간에 출가의 장점에 대해서 직업적인 부분으로 풀이를 해 드렸는데 사실 출가의 장점은 영원한 자유입니다. 성철스님 책 제목으로도 있지요. 생과 사에 자유로운 자유를 얻는다는 건데요. 불교의 근본 가르침인 불생불멸과 일맥상통합니다.
여러분들이 과거에 선근을 심어 놓으셨다면 ‘영원한 자유’, ‘불생불명’ 이 말을 듣고 지금 내 수중에 100억이 있든 1,000억이 있든 처자식이 있든지 바로 출가를 하겠죠? 이게 출가예요.. 부처님이 그러셨거든요. 처자식이 있고 왕위를 계승할 부처님이셨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를 하셨습니다.
출가의 단점 뭐가 있을까요? 모든 게 다 단점이죠. 왜냐하면 수행자라는 길이 리버스(reverse)에요. 세상과는 거꾸로 사는 길이라서 모든 게 불편해요. 스님이 되면 지켜야 할 계율이 있고 불편하죠. 일반 사람은 스스럼없이 행동하는 것을 못하고 참아야 하니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도 하나의 고통입니다. 그렇지만 불교에서는 이것을 고통으로 보지 않고 행복으로 봅니다. 한 순간만 참으면 영원한 자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속인들 남자 술, 담배는 많이 하지요? 요세는 금연하는 추세라서 줄긴 했습니다. 그래도 술은 남자가 사회생활하면 기본적으로 하는데 이런 것도 스님이 되면 못하겠지요? 그리고 절집 생활을 하면 고기 먹을 수 없어요. 외식을 해서 고기를 먹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절에서는 고기가 나오질 않습니다.
속인 들에게 출가 권유를 하면 대표적으로 술, 여자, 고기 같은 자기가 집착하는 대상을 떠올려요.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난 여자 때문에 출가는 못한다. 차마 성욕을 억누를 수 없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난 고기를 좋아해서 고기를 포기 못하겠다. 그래서 출가는 안 된다.
난 잠이 많아서 안 된다.
난 외로움을 타서 안 된다.
기타 등등..
출가의 길은 고행입니다.
괴롭지만 어떻습니까?
부처님이 선한 행위는 행동하기에 괴롭지만 나에게 이익을 준다고 했거든요.
단점 1. 지위, 명성, 관계 등을 정리해야 한다.
출가를 하면 관계정립을 해야 합니다. 출가 전에 직장에 다녔다면 그 직장에서의 지위나 명예를 버려야 하겠죠? 요즘은 속세에서의 명문대에 나왔던 타이틀을 내세우는 스님도 있더군요. 그런 모습은 출가자로서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속세 인연들과 관계정립을 해야 합니다. 속세의 친구와 가족.. 스님이 되었는대도 예전처럼 속명을 부르면서 호칭을 한다면 문제가 생기겠죠?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출가를 하면 버려야 할 것이 많아요.
처자식
세속적인 관계
지위, 명성
직지사 수계교육을 받으실 때 재산포기각서를 씁니다. 요새는 분한신고할 때 예전에 썼지만 또 쓴다고 하더군요. 사후에 사유재산을 종단으로 돌리겠다. 이런 내용을 씁니다. 상좌가 은사가 돌아가시자 은사스님 통장에 있는 돈 달라고 종무소에 찾아가서 어른스님께 뺨을 맞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출가 하면 좌차라고 부르는데요. 먼저 출가한 사람이 형이에요.
혜민스님처럼 본인 능력이 있으면 저렇게 절에서 살지 않고 독자적으로 승복 입고 살 수도 있는데 제가 한 말씀드리자면 스님 생활이라는 것이 원래 공동체 생활이거든요. 대중생활을 해야 된다는 거에요. 통도사나 해인사 같이 큰절이나 선방 생활을 한다든지 절에서 사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혼자서 사업체를 만들어서 저렇게 하는 건 원래 승가 생활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지만 현대에 맞게 새로운 스타일이 생겨나는 양상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단점 2. 대중교통 타기가 불편하다.
스님이 되면 대중교통 타기가 불편합니다. 스님의 복장과 삭발로 신분의 노출이 되는데 대중교통을 타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이 쓰이죠. 가끔 지하철에 타면 예수교인들이 예수를 믿으라면서 접근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비구니 스님들이 이런 일을 종종 겪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스님들이 교통이 불편한 산중에 살기 때문에 차가 필수인 세상이 되어 버렸죠. 어느 정도 경제적 여건이 되면 대부분의 스님들이 자가용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단점 3. 새벽 3시 기상
많은 분들이 출가를 하게 되면 새벽에 기상해야 되는 것을 걱정을 하시는데요.
통도사 같은 곳은 2:30에 기상... 취침은 보통 저녁 9시면9 합니다. 작은 절은 새벽 4:00 예불이기 때문에 3:40 정도에 기상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일찍 일어나는 것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몸이라는 게 적응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아침잠이 많은 분들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겠네요.
단점 4. 삭발
삭발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요. 보통 스님들은 일주일에 한 번 삭발을 하게 되는데요.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 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스님들이 본인의 머리를 본인이 삭발을 합니다. 이건 처음 아는 사실이겠지요?
어떤 스님은 쇠독 알레르기가 있어서 삭발을 하면 두피에 두드러기 같은 것이 나는 스님이 있었어요. 그 스님은 면도칼을 머리에 대면 피부과 약을 처방받아서 먹어야만 했지요. 그래서 제가 그 스님은 특별히 면도를 하지 말고 이발기를 사용하라고 특혜를 주었었죠. 피부과약이 독하기 때문에 장기 복용하면 간에 무리가 올 수도 있어서 그렇게 배려를 해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알레르기 증상 뿐만아니라 삭발을 하면 또 단점이 겨울에 머리가 엄청 시렵습니다. 털모자를 안 쓰고는 다닐 수 없을 정도죠. 삭발을 유지하는 데 물론 장점도 있겠지만 이런 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따로 미용실이나 이발소를 안 다녀도 돼서 돈이 절약되는 면이 있을 수 있겠네요.
단점 5. 답답함과 외로움
절에서 생활하면 조금 외로운 단점이 있습니다. 처음에 출가를 해서 절에 가게 되면 계를 받고 은사스님 절로 가게 되는데 대화 상대가 별로 없습니다. 혼자서 방안에 있는 시간이 많게 됩니다. 은사스님은 대부분 그 절의 주지스님인데 주지스님은 신도를 상대하는 시간이 많고 대외활동이 많기 때문에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나머지 스님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지스님은 부전스님이 절을 지키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가고 오고 어른스님에게 말씀을 드리고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생활이 별로 없습니다. 주지스님 정도 되면 사생활이 있을 수 있겠지요. 주지스님은 절에서 최고 어른인데 보고할 스님이 없지 않습니까?
단점 6. 휴가가 따로 없다.
대부분의 절이 휴가가 따로 없습니다. 1년 365일이 같지요. 부처님 오신 날 같은 큰 행사가 있는 날이 바쁜 날이고요. 그 외에는 절에 행사가 없으면 휴일처럼 지내기도 하고요. 절이 내 집이 되는 거기 때문에 따로 휴가가 없는 절이 많습니다. 조계사 같은 큰 절의 경우에는 1개월에 3일 정도 밖에서 외박을 할 수 있는 휴가를 주는데요. 대부분의 절은 공식적인 휴가가 없습니다.
단점 7. 절에서는 고기를 못 먹는다
이런 것까지 단점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그런데요. 절에서는 고기를 못 먹습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겠네요. 절에는 나오는 식단은 채식 식단이 원칙이라서 채소만 먹을 수 있지요. 대신에 버섯, 두부, 콩 같은 음식으로 단백질이 충분히 보충이 되기 때문에 공양주 보살님이 신경을 써서 요리를 해 주신다면 영양보충은 오히려 속세에서보다 더 훌륭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점 8. 에어컨 난방, 열악
절에서 생활하면 에어컨과 난방이 열악한 곳이 있습니다. 여름에 엄청 더운데 에어컨이 없는 절이 있으며 난방이 잘 되지 않아서 제 방 온도는 10도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절에는 심야보일러를 쓰는 절이 있는데요. 밤에만 보일러가 들어오고 낮에는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엄청 추운 절도 있습니다. 난방이 된다고 하더라도 한옥이 외풍이 취약하기 때문에 방바닥만 따뜻하고 방 안의 공기는 추운.. 그런 것을 경험하실 수가 있습니다.
단점 9. 짐 놔둘 곳이 없다.
공부를 하면 책이 자꾸 늘어가는데 대부분의 스님들이 책 보관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속가의 집이 부유하거나 부모님이 살아계시면 부모님 집에 보관을 해도 되지만 여건이 안 될 경우에 책 보관에 상당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지스님급 정도가 되면 토굴이라고 해서 집을 얻어 놓고 계시고 거기에 본인 보이차라든지 소장품 같은 거를 보관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 일반 스님들은 꿈도 못 꾸는 상황입니다.
SUV나 스타렉스 같은 큰 차를 사서 거기에 짐을 싣고 다니는 분들이 계십니다.
미니멀라이프의 대명사가 바로 스님이죠. 스님이 만약 책을 안 좋아한다? 그러면 짐이 SUV 차 1대에 다 실립니다.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분들이시죠.
단점 10. 대를 잇지 못한다
예전에는 독자는 출가를 안 시켰다고 하더군요. 출가를 하고자 하면 먼저 독자인지 아닌지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대를 잇지 못하는 것을 옛날에는 이 유교문화권에서는 큰 죄라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단점 11. 항상 승복을 입는 불편함
스님들이라도 때론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싶을 때가 있는데요. 스님들은 삭발과 승복으로 항상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지요.
삭발 문화는 부처님 때부터 전통이라 바꾸려고 하진 않을 듯합니다.
스님들도 때론 변복을 하기도 합니다. 변복이 뭐냐면 승복을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주로 비구니 스님들보다는 비구스님들이 변복을 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출가를 장려하는 채널이라 변복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현대사회에서 때론 변복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스님들 중에서 배드민턴, 테니스, 골프, 스노우보드를 타는 스님들도 계시기도 한 대요. 이런 스포츠를 즐길 때 승복을 입고 하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지요. 그래서 스포츠웨어로 갈아는 것이지요.
그리고 마트에 장 보러 가는데 스님이 카트 끌고 장을 보는 모습이 보기에 좀 그렇거든요. 그래서 자유롭게 활동하려고 변복을 하기도 하지요.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기도 한 대요.
본인이 정말로 수행자처럼 살면 변복할 일이 없는데 속세의 문화생활을 즐기려고 하면 승복만 입어야 하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행자생활 때에 부득이하게 서울에 병원에 가거나 외출할 일이 있을 때는 행자복을 잠시 벗고 템플스테이복 같은 옷으로 갈아입고 외출을 하기도 합니다. 행자복이 너무 튀어서 이럴 때는 변복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단점 12. 빨래
절 생활을 하면 빨래하는 것이 불편합니다. 많은 대중들이 세탁기 1대나 2대로 다 빨래를 돌리기 때문에 내가 빨래를 돌리고 싶은 시간에 다른 스님이 빨래를 돌리고 있을 수도 있고요. 이런 건 군대생활을 해 보신 분이라면 쉽게 이해가 되시겠네요.
단점 13. 개인화장실
대부분의 절이 방안에 개인 화장실이 있지 않습니다. 주지스님 방 정도에는 개인 욕실이 있는데요. 일반 대중스님들은 공용화장실을 사용해야 됩니다. 그래서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요. 그러니까 화장실을 가려면 신발을 신고 몇 미터 걸어서 이동해서 가야 된다는 말인데요. 밤에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도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요. 이것도 군대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겠네요. 승가 생활이라는 것이 단체생활이라 군대 생활하고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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